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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힘든 공부

이름 : 이소연  스크랩
등록일 :
2024-02-27 17:51:37
|
조회 :
20,580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19기 목표달성장학생 이소연입니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네요.
개강과 개학을 코앞에 둔 시기입니다.

저는 며칠 전에 중고등학생에게 전공 강연을 펼치는 단체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을 봤어요.
면접 마지막에 면접관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시더라구요.

'소연님이 강연에 나간다면 '이것만은 중고등학생에게 꼭 해주고 싶다'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이것만은 꼭 해주고 싶은 말!
그 질문이 면접이 끝난 뒤에도 한참 맴돌더라고요.

사실 1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장학생 활동을 하면서
여러분을 과거의 저처럼 여기고, 제가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이제 장학생 활동이 끝나가는 만큼, 거의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공부가 덜 힘들고, 더 재밌어지는 마법'입니다. 
긴 글이지만 중요한 이야기이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부가 너무 싫었던 나>

아마 아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
저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삼수를 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오랫동안 방황했어요.

친구들은 다들 달려 나가는데 나만 멈춰 서 있는 기분이었어요.
오히려 멈춰서기보다 급류를 거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학생은 공부해야 한다.
왜? 
좋은 대학에 가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져야 하니까.

라고,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데,
저는 그 이유를 납득하기에 어려웠어요.

철없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반드시 좋은 대학에 가야만 해?
돈을 많이 벌어야만 하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른들이 만들어준 목표가, 그들처럼 많은 경험을 해보지 않은 터라 너무도 막연하게 들렸습니다.

       <수단>                          <목표>
공부를 해야 한다 -> 좋은 대학, 돈 많이 버는 직업 

이런 도식이 있을 때,
이 둘을 잇는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는 느낌이었어요.
수단과 목표가 이어지지 않았어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기에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어요.
부정적인 기분을 들게 하는 공부에서 있는 힘껏 도망쳤습니다.
회피했어요.

그런데,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더 괴로웠어요.
학생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제가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삼수 여름이 되었습니다.

<공부가 덜 힘들어지는 마법: '나만의' 이유>

8월이었어요.
중반기 동안 공부를 안 했어요.
이때 아예 포기하고 다른 길을 알아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부끄럽지만, 그동안 해온 공부에서 벗어난 다른 길을 가는 게 무서웠어요. 
더 이상 피하고 있을 수만은 없음을 알게 되었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에서 나를 꺼내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른들의 이유 말고요. 저만의 이유로요.

그 당시에는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조금 다른 방식의 이유를 찾았어요.

'이건 게임이다. 캐릭터 육성 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꿈이 없는 제게, 공부만 하는 생활은 무의미한 일의 반복처럼 느껴졌기에
이 생활을 설명하려면 이게 최선이었어요.

삶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건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어떠한 역경도 '나'라는 캐릭터를 성장시킬 고마운 장애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이걸 견뎌내면 경험치가 나오잖아요?
이 경험치를 차곡차곡 모으면 '대입'이라는 인생의 제1퀘스트를 깰 수 있고
보상으로 좋은 대학 네임, 극복 경험, 레벨업이라는 보상이 나온다고 생각하니까

단순해졌어요.

매일매일 과제처럼 주어지는 역경을 이겨내고 싶어졌습니다.
'나'라는 캐릭터를 응원해 주고 싶어졌어요. 키워주고 싶어졌어요.

데미지를 입으면서도 꿋꿋이 재도전하는 나.
무서워하면서도 끝까지 걸어가는 나.
장애물을 뛰어넘을수록 세지는 나.
점점 채워지는 경험치.

도파민이 팍팍 나왔습니다.

공부하기에 싫은 날도 있었죠.
모의고사 성적이 안 나온 날도 있었어요. 
때려치우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힘든 장애물일수록 이겨냈을 때 내 힘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하니,
'아, 가보자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남들에게 유치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수험생활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게 저만의 '공부해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단시간이지만 실력이 올랐습니다.

공부에 있어서 '나만의' 이유가 있어야 
공부가 덜 힘듦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1퀘스트를 깨고 레벨업했어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공부가 재밌어지는 마법: 이루고 싶은 목표>

저는 경영학과에 왔어요. 
사실 별 고민 안 하고 선택했습니다.
문과 중 가장 인기 과였고, 상경계가 취업이 잘 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적성에 안 맞았으면 큰일이었겠지만, 다행히 잘 맞았어요.

경영학과에서 회계를 배우고 조직행동 수업을 들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이상한 경험이었습니다.
공부가 재밌다니요? 
저는 공부를 극혐하는 사람 아니었던가요?

뭔갈 더 찾아보고, 열심히 해보고 싶고, 도전하고 싶고...
이런 경험은 정말 새로웠어요.

시험 기간이 되고 과제가 휘몰아쳤을 때도,
수시랑 인연이 없었음에도
내신과 닮은 대학 시험에 진심으로 공부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배우는 내용이 나랑 잘 맞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목표가 생기니까
그걸 이루게 해주는 수단인 공부가 정말 값지고 고맙게 여겨졌습니다.

김종국 님이 하신 말이 있죠.
'운동의 고통은 통증일 뿐, 힘든 것이 아니다.'

제게 대학 공부가 그랬어요.
고통이 느껴졌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정신적으로)
견디고 싶어졌거든요. 해내고 싶어졌거든요.

공부에 있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야
공부가 재밌어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장: 공부를 덜 힘들게, 더 재밌게>

제 주장은 사실 간단해요. 

공부를 해야 한다면
이왕이면 덜 힘들게 만드는 게 첫 번째고, ('나만의' 이유)
공부를 재밌게 여기면 천하무적입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

'아니, 이 사람은 왜 당연한 이야기를 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얼핏 보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직접 경험하면 알게 될 거예요.

이 두 가지를 갖출 때 위력이 엄청납니다. 
효율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쉽게 말해볼까요?

여러분, 1년 동안 수험생들이 얼마나 자주 우울감과 슬럼프를 겪는지 아십니까?
그런데, 공부가 재밌어진 사람은 
일반인과 같이 경주하는 장애물 달리기 선수와 같습니다.

계속 달려도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별로 힘들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잡생각도 안 합니다.
가능? 불가능? 따지지 않습니다.
장애물이 앞에 놓여있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뛰어넘어버려요.
자기가 남들보다 잘 달리니까 재밌기까지 하겠죠.

그런데 일반인이 장애물 달리기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말 안 해도 알겠죠?

여러분은 수능이라는 장애물 달리기 경주에서,
일반인으로 뛰고 싶습니까, 선수로 뛰고 싶습니까?

<방법: 나만의 이유 & 이루고 싶은 목표 찾기>

여러분, '나만의' 이유를 일단 먼저 찾으십시오.
어차피 해야 하는 공부, 덜 힘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피하면 더더 힘들어요. 

어른들이 만들어준 이유 말고, 여러분만의 이유요.
저처럼 유치한 사유여도 좋아요.

'대학에 가서 멋진 이성과 사귀고 싶다'
'과잠 입고 간지나게 대학가에서 놀고 싶다'

이런 것도 좋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이 여러분만의 이유라면 그것도 좋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이 규정해 준 이유에 여러분의 의욕이 영원히 샘솟을 거라 기대하지 말란 겁니다.
남들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정해주면, 그 이유가 와닿겠습니까?
막연할 뿐이죠. 
의지력이 바닥날 때 하등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여러분에게 제일 잘 먹히는 이유를 찾아보세요. 
포기하고 싶을 때도, 그럼에도 하게 하는 자신만의 이유를 찾읍시다.

어떻게든 공부를 하도록 세팅했다면, 공부가 덜 힘들어졌다면,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공부가 재밌어지길 바란다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천천히 발견해나가면 됩니다.

단기적이어도 좋고, 장기적이어도 좋아요.
기왕이면 너무 단기 목표는 피하는 게 좋아요. 
'나만의' 이유랑 별 차이 안 날 수 있으니까요.

저를 예시로 들자면

*공부를 해야 하는 나만의 이유
인생은 캐릭터 육성 게임+경영 공부가 나랑 잘 맞다, 더 배우고 싶다 (new!)

*이루고 싶은 목표
단기) 학교 다니는 동안 장학금 타기, 교수님한테 칭찬받기, 공인회계사 도전하기
장기) 나를 킹왕짱 멋진 사람으로 진화시키기

요런 식이 되겠네요.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마치며>

여러분을 만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느라 두서가 없었음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였어요.
길고 긴 학창 시절 동안, 부모님이 시켜서 공부하게 된다면 얼마나 힘들고 싫겠습니까?

어쨌건 공부는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만의' 이유를 반드시 찾읍시다.
그리고 차근차근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마련합시다.

덜 힘들게, 더 즐겁게 할 방법이 분명히 있어요. 
부디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이것이 고작 몇 년이지만 먼저 이 길을 간 사람으로서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12년의 대장정을 마치도록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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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멘토

  • ○ 성균관대 경영학과 23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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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19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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