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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이름 : 김도연  스크랩
등록일 :
2019-09-30 23:22:57
|
조회 :
29,517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말 안녕들 하신지요.) 어느덧 9월의 마지막 날이자 수능 D-45일 되는 날이 왔습니다.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여러분만은 못하겠지만 제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고 숙연해집니다. 이때쯤 되니 여러분께 무슨 말씀을 해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가장 힘들고 지칠 때가 바로 요즘이니까요. 이번 칼럼은 뭔가 대단한 말을 하기보다 지금쯤 다시없이 공부하고 있을 동생들과 다시 한 번 도전한 제 소중한 친구들을 생각하며 글을 써보겠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전 앞에 ‘4자’가 달려도 별로 안 떨렸었습니다.ㅋㅋㅋ 절대 제가 공부를 다 끝냈거나 자신만만해서가 아니었고요, 단지 ‘실감이 안 나서’였습니다. 아니 정말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이상하리만큼 굳은 믿음을 하나 갖고 있었는데요. 바로 세상사람 모두가 수험생이 되고 수능을 친다 할지라도 나만큼은, 정말 ‘나’만큼은! 절대!! 수능을 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였어요. 그 근거 없는 굳센 믿음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제 믿음은 정말 강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3. 수능을 피할 길이라곤 없었고 수능장 당일 응원 온 후배가 손에 쥐어주는 abc초콜릿 더미를 받아들고 눈시울을 붉히며 수능장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적 가진 그 믿음은 수능이라는 그 상상만 해도 소름끼치도록 떨리는 일에 닥치기 싫은 바람으로 만들어낸 보호막 같습니다. 역시나 그 경험은 강렬했습니다. 일단 수능 전날 저는 아주 강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꼈는데, 제가 전쟁에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내일 전쟁에 나가기로 약속된 느낌이었어요. 모두가 이때까지 말 못할 노력으로 갈고 닦은  칼을 들고 전국 수험생 50만이 와아아 하고 달려나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정말 장난 아니라는 느낌이 팍 들었습니다. 게다가 뉴스의 힘도 만만치 않았어요. 수능이 내 일인줄로만 알았는데, 수능 전날이 되니까 본격적으로 뉴스에서, 대한민국 전체가 제 얘기를 하더라고요. 아 정말 장난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습니다. 그렇게 전날은 다시 한 번 봐야 할 중요한 것들을 훑고, 긴장되면서도 후련한, 복잡한 마음정리를 하고, 준비물을 빠트리진 않았나 다시 한 번 체크하며 잠들었습니다.

 

  솔직히 수능은 첫 시험이 시작되고 나면 끝은 금방이예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거든요. 우리 모두 시험이 시작되고 나면 그때부턴 시간을 멈출 수도, 거스를 수도 없어요. 주어진 시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물론 힘들겠지만 그럴수록 마음 강하게 먹고 헤쳐나가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모두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해가 져 어둑어둑해지고 이제 정말 다 끝난 거죠.

 

  저는 여러분들이 수능에 임할 때 정말정말 마음 잘 붙잡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어떻게 했는데요.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재수요. 네 괜찮죠. 내가 정말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가 잘 안 나왔다면 그 1년 내 인생에 투자해볼만 한 시간 맞아요. 그런데 그걸 시험 치는 도중에 ‘내가’ 먼저 판단해 버릴 일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험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가 확실하지도 않은 결과 점쳐보며 내 노력을 허사로 돌리는 것은 나에게 못 할 짓 아닌가요? 우리와 우리 시간은 소중한 거잖아요. 수능에서 필요한 마음은 이거라고 생각해요. 뒤를 돌아보지 않는 마음. 정말 마지막, 내 인생에 수능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마지막으로 고3때 제 어머니가 적어주신 명언 하나 소개할게요. 노력했음에도 자신 없고 흔들릴 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용기를 가져라. 그리고 걱정하지 마라.

       최선을 다하고 평정을 잃지 않는다면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믿음과 용기가 없다면 반드시 지게 된다. 노력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단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갖는 게 더 중요하다. 

 

여러분.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군요. 정말 조금만 더 힘내세요.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마음 단단히 먹으시되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마시고. 잠 푹 자시고 밥 잘 드세요.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가지셨음 해요. 고3들, n수생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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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도연 멘토

  • ○ 서울대 의류학과 19학번
  • ○ 인문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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